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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 학문발전을 위한 제언[5] 김성용 박사ㅣ한국과학재단
 

새로운 ET(환경기술) 학제간 연구분야 소개

전 세계적으로 학제간 연구(interdisciplinary research)의 대표적인 성과는 미국에서의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의 완성이 좋은 예이다. 게놈 프로젝트의 완료시점을 앞당기는 데는 염기서열 해독기·유전자 증폭기술, 그리고 이 기계들을 움직이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등 생명과학 바깥에 있는 공학의 성과가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으며, 게놈 프로젝트의 기초가 되는 DNA·RNA 단백질에 대한 연구 역시 캘리포니아공대(Caltech)에서 공학자들에 의해 개발된 초고속 원심분리기(ultracentrifuge)에 의해 혁신적인 진전을 이뤘다. 이는 학제간 연구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서로 다른 학문들간의 교류가 없었다면 공학자들이 스스로 생명과학에 응용되는 기기들을 설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최근에 과학기술 전반의 학제성 및 응용성 경향 및 학문의 장벽의 파괴에 따라 많은 이공학 분야 중에서 지질과학과 미생물학분야간 경계에서 박테리아 등 미생물에 의한 지구환경 오염의 자연저감 및 복원에 대한 연구가 1990년대초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후반에 소개되어 몇몇의 연구자를 제외하고는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다소 미흡했다.
그러나 이러한 박테리아를 이용한 지구미생물학 연구는 환경기술(ET)의 중요성 부각에 따라 정부의 관심 및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존의 환경 및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저렴하게 지구환경오염을 자연 저감시키는 관련 연구가 체계적·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새로운 지구미생물학 분야의 적정 연구인력 양성 확보, 연구정보, 소재 및 기기·장비 등의 연구인프라 구축 등도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학문분야의 개발 및 육성이 현재 타 이공학 분야에 비해 다소 침체되어 있고 신규 연구인력이 진입할 연구공간 및 환경을 제공하여 지구과학의 연구활성화 및 연구범위 확충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학제간 연구분야 : 지구미생물학

1) 지구미생물학의 중요성 및 범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환경을 양질의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제는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하수 및 토양환경 등에서의 오염 및 이의 복원에 대한 인식의 제고로 이 분야에 대한 연구 및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질학적 시간단위로 진행되어온 미생물, 특히 박테리아의 지구화학 조절은 우리가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는 지식의 범위를 넘어서며 그간의 미생물 관련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토양미생물의 대부분은 아직도 분리하여 배양할 수 없는 단계이나, 이들에 의해 조절되는 지구화학적 과정은 예상외로 막대한 규모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량원소 순환과정 중 무생물적 기제로 규명이 어려웠던 부분은 대사작용을 통한 박테리아의 능동적인 산화환원전위 조절을 감안하면 규명이 가능할 것이며, 환경오염 복구분야에도 지구미생물학의 이론을 배경으로 한 오염처리기법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이를 기존의 물리적, 화학적 처리기술과 혼용한다면 더욱 그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리고, 유독성원소로 심하게 오염된 지역에서 그 원소의 독성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는 금속환원 박테리아를 활용하면 오염환경의 복구에 긴요하게 쓰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물의 활동에 의해 일어나는 지구상의 물질의 변화나 지질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 지구생물학(Geobiology)이며, 이들을 화학적 방법으로 해석하는 학문이 생물지구화학(Biogeochemistry)이며, 자연에 산출되는 탄소질 물질의 지구화학적 연구를 유기 지구화학(Organic Geochemistry)이라 한다. 암석의 풍화, 토양과 퇴적층형성과 변형, 광물의 생성, 화석연료의 생성 등의 여러 지질학적 과정에 작용하고 있는 미생물들의 역할 및 영향을 연구하는 분야로는 지구미생물학을 포함하여 연구관점에 따라 미생물생태학(Microbial Ecology), 미생물 생물지구화학(Microbial Biogeochemistry)등이 있다.
다양한 지구화학적 과정에 미치는 미생물의 영향에 대한 실험실 및 야외 연구를 수행하는 지구미생물학(Geomicrobiology)은 생물지구화학과 미생물생태학이 접목된 새로운 학제간 분야로서 그 중요성이 날로 증가되고 있다.(그림)

그리고 생물작용 및 그 효과를 배제한 듯한 기존의 지구화학적 개념이 적어도 지구 표층부를 대상으로 할 때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지구화학 또는 미생물학의 독자적인 지식기반으로는 지구미생물학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으며, 두 분야의 연구자들이 활발한 정보교류와 공동연구를 통해 이 분야에 대한 급속한 지식축적을 이뤄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지구미생물학에서 박테리아의 특성

지표면 하부의 토양 및 수자원은 폐기물 매립장, 공업단지, 농약, 지하저장탱크(원자로 폐기물, 산업폐기물, 주유소 등)의 다양한 오염원으로부터 오염물의 누출로 급격히 오염되어, 환경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들 지역의 복원(remediation)을 위한 연구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다양한 오염원들과 토양과의 상호관계 즉, 오염 메커니즘, 오염의 심도, 구체적으로 이들이 에코시스템(Eco-system)에 미치는 영향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그 결과 상당부분 오염원을 제거시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주로 광산과 제련활동에 의한 오염영향과 산업화 및 도시화에 따른 중금속오염 등에 대한 연구가 수행된 바 있다.

지구상에 생명체가 처음 존재하기 시작한 직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박테리아 등 미생물에 의한 광물침전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으며, 박테리아는 지구화학적 원소순환에 있어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박테리아는 암석의 풍화속도를 증가시키고, 원소의 광역적·국지적 거동을 조절하며, 금속의 산화환원조건에 따른 종(species)간 변환과정에서 촉매역할을 하고, 금속이온을 농집시켜 이차광물을 형성함으로써 대규모 금속광상 형성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독성 중금속 또는 유기화합물의 독성이나 이동도를 감소시킴으로써 이들에 의해 오염된 지역의 생물학적 복구에 기여하고 있다.

다양한 자연조건에서 지구화학적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박테리아의 여러 특성 중 중요한 것으로서 그 크기, 생물량 및 대사작용의 다양성(metabolic diversity)을 들 수 있으며, 황산화 박테리아 및 cyanobacteria 등의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박테리아는 1.0∼5.0㎛의 길이와 0.5∼1.0㎛의 직경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작은 크기로 인해 매우 높은 단위 부피당 표면적 비를 갖게 되고 진핵세포(eukaryotic cells)와 비교할 경우 그 비율이 무려 100∼1,000배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관찰되는 박테리아의 분포량 역시 매우 높으며 지구상의 박테리아는 총 1018g의 생물량을 차지하며, 특히 토양층에서는 106∼109 bacteria/g 의 개체수를 보이고 있으며 지하 수백 미터의 심부 대수층에서도 105∼107 cells/㎤의 개체수로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박테리아는 그 대사작용의 다양성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포식자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효율적으로 주위 환경으로부터 에너지원을 개발하여 대사작용을 하기 위해 그들의 생화학적 기능을 조절해 왔다. 박테리아는 그 자신에 의한 양이온 흡착과 광물생성 (Biomineralization)의 특성을 갖고 있어서 토양 공극수, 지하수 또는 지표수에 존재하는 용존이온(주로 양이온)을 세포벽에 흡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세포주변에 이차광물을 형성한다.

호기성 박테리아가 금속을 환원하여 자신의 세포성분으로 동화(assimilation)시키는 경우와 달리, 이화적 금속환원 박테리아(Dissimilatory metal reducing bacteria)는 금속환원을 통해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 있으며, 이러한 박테리아의 연구가
오염원의 자연저감(natural attenuation)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져서 많은 연구자의 관심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박테리아는 지표환경에서의 물-암석반응에서 광물용해(Biodissolution) 속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박테리아는 광물로부터 양이온을 용출시켜 이용하기에 보다 편리한 형태로 만들고 광물용해를 촉진시키며, 박테리아의 규산염광물 용해촉진은 토양형성과 식물영양, 건축구조물의 안정, 지하수화학과 오염물의 이동 등의 연구에 실질적인 관련성이 있다. 그리고 심부 지하 등에서 대부분의 박테리아는 고체표면을 피막하는 형태의 바이오 필름(Biofilm)로서 나타난다. 이는 미생물과 이들의 분비물로서, 세포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점액질의 수화된(hydrated) 세포외 중합체(extracelluar polymeric molecules: exopolymers)를 말하며 대부분 opolymers는 다당류로 이뤄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이종운 & 전효택, 2000).

3) 선진국 주요 연구동향

지구미생물학은 미생물이 과거에 수행했던 역할 및 현재 겪고 있는 수많은 지질학적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최근의 연구활동은 주로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ⅰ)유기산 등 미생물활동 및 생물 산출물에 의한 광물의 풍화, ⅱ)미생물 세포 및 세포외부구조에 의한 금속의 농집 및 응결, ⅲ)미생물과 이들의 활동에 의한 광물의 형성, ⅳ)토양 및 물의 환경 복원에서 미생물의 사용, 지구화학적 반응 및 원소의 생물지구화학적 순환에서 미생물의 역할 등이 있다.

미국의 경우 미국지질학회 산하에 지구생물학 및 지구미생물학 분과를 두고 활발한 연구 및 학술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전문학술지 지구생물학을 연 4회 발간하고 있다. 최근의 연구를 보면 위스콘신대학에서는 지구화학적 변화의 매개체로서의 미생물과 광물과의 상호작용, 노터데임 대학에서는 물-암석반응에서 박테리아의 영향에 대한 연구, 예일대학에서는 해양퇴적물 연대측정에서 고대 및 외부 생명을 찾기 위한 인산의 산소 안정동위원소비율의 새로운 응용개발 연구, UCLA에서는 천체생물학적 측면에서 극한환경에서의 미생물 생태에 대한 연구, 일리노이대학에서는 천체미생물학으로서 지구환경에서 광물의 침전 및 수리화학에서 미생물 대사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으며, 영국 Bristol 대학의 경우 심해환경에서의 지구미생물학의 생태 및 개체군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NSF의 연구지원 현황

미 국립과학재단(NSF)의 지질학·고생물학분과 및 암석학·지구화학분과 공동후원으로 추진된 "2000년도 및 향후 10년간을 위한 저온 지구화학의 연구방향 및 우선순위"에 관한 워크숍(Boston, Sept., 1999)을 개최한 바 있다. 여기에서 저온 지구화학과 지구에서 살아있는 유기물의 생존 사이의 연계 및 지구미생물학, 생물지구화학, 기후변화, 토양, 물, 공기 오염 등을 포함하고 있는 환경지구과학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되었다. 특히, 새로 부각되는 지구미생물학은 미생물, 광물 및 자연수간의 상호작용연구에 물리학, 생물학, 화학, 생물지구화학적 과정을 통합한 연구를 요구하고 있으며, 보다 정밀한 분석 및 다학제간 접근의 필요를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미생물학 분야에서의 현재 연구결과 및 향후 전망은 대수층에서 공극을 통한 미생물의 이동, 수많은 지화학적 반응의 미생물 촉매작용, 무기물과 유기물간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 미생물 반응률과 무기물 반응률 및 수리학적 유동과의 관련성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미국 NSF는 지구미생물학 연구분야를 포함하는 "환경에서의 생물복잡성 연구(Biocomplexity in the Environment(BE))"의 미세시스템(Microscale Systems) 연구부문에 2001년도에 총 4.31백만달러가 투입되고 있다.
이 부문에서의 연구는 지구미생물학의 지식을 증진하고 지표환경에서 미생물의 이동 연구를 포함한 미생물 서식지로서 대륙 및 해양지각을 연구를 수행한다. 그리고 미 NSF의 2000년도 지구미생물학 관련과제는 24과제가 '극한 환경에서의 생물연구프로그램(LExEn, Life in Extreme Environments)'으로 선정·지원되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이런 신규 학제간 분야가 1990년말 일부 학자를 통해 국내에 소개되었으나 아직은 과제 신청 및 지원, 그리고 이에 대한 현황관리 등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전망

활발한 연구활동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광물의 용해속도에 미치는 박테리아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예를 들어 여러 다양한 조건들(pH, 온도, 용액의 화학적 조성, 이온강도, 물-암석비율, 그리고 박테리아의 종류와 개체수 등)에 의해 용해속도는 영향을 받을 것이나 아직은 이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적인 연구가 수행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미생물학에서도 바이오 필름 관련연구는 상당히 최근에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박테리아는 자연상태에서 주로 바이오필름 상태로 존재하므로 이들이 원소의 지구화학적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것은 지구미생물학 분야에서도 향후 큰 주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구미생물학은 시기상 이제 초기에 있는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기존의 지구화학 연구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므로 역량 있는 국내의 지구화학자들이 지구미생물학적 관점을 감안하여 연구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사료되며 이러한 분야의 연구활성화를 통해 오염지질매체의 자연적 정화 및 복원방법이 더욱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 김성용 /한국과학재단 기초연구단 기획·조정전문분과 간사
전화 : 042-869-6325
E-mail : sykim@kosef.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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